📑 목차
천연세제와 고체샴푸를 직접 만들어 쓰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재료, 자세한 레시피, 생활 속 변화까지 담은 친환경 라이프 가이드. 제로웨이스트 제품 직접 만들어보기: 천연세제·고체샴푸 레시피

서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작은 시작, 직접 만들어보
사람은 편리함에 쉽게 익숙해진다.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세제, 샴푸, 섬유유연제, 방향제까지 — 현대인의 욕실과 주방에는 수십 가지의 화학제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언제부터인가 환경의 부담이 되었고, 우리의 피부에도, 호흡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 날 쓰레기봉투를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일주일 동안 버린 플라스틱 용기만 12개였다. 대부분이 세제나 샴푸, 클리너 같은 제품의 포장이었다. 그 순간 불편한 질문이 떠올랐다. “이 용기들은 과연 어디로 갈까?”
그때부터 나는 조금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 달에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천연세제와 고체샴푸였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만든 레시피, 시행착오, 그리고 느낀 점을 담았다. 읽는 동안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길 바란다. 그것이 제로웨이스트의 시작이다.
1. 제로웨이스트 천연세제 만들기
1) 천연세제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이유
세제는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대부분 합성계면활성제와 인공향료로 만들어진다. 이 성분들은 하수로 흘러가며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반면 천연세제는 생분해가 빨라서 환경에 남지 않는다. 또한 피부 자극이 적고,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빈 용기를 재활용해 쓸 수 있어 플라스틱 폐기물이 거의 없다.
2) 기본 재료 준비
- 베이킹소다 3큰술 – 기름때 제거와 탈취 효과가 뛰어나다.
- 구연산 2큰술 – 물때 제거 및 살균 효과.
- 천연 에센셜 오일 5방울 – 향과 항균력을 높인다. (레몬, 티트리, 라벤더 중 택1)
- 따뜻한 물 500ml
- 유리 스프레이 용기 1개
먼저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넣고 완전히 녹인다. 이후 구연산을 조금씩 넣으면 부글부글한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은 산과 염기의 중화반응으로, 자연스러운 거품이 생긴다. 거품이 잦아들면 에센셜 오일을 넣고 잘 섞는다. 이렇게 만든 세제는 유리 스프레이 병에 담아 주방, 욕실, 창문, 바닥 청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3) 활용 팁
- 싱크대 청소: 천연세제를 뿌린 후 베이킹소다를 살짝 뿌려 스펀지로 문지르면 묵은 기름때가 쉽게 제거된다.
- 욕실 세면대: 구연산이 물때를 녹이므로 10분간 분사 후 헹구면 하얗게 광이 난다.
- 세탁기 내부: 세제 1컵을 넣고 헹굼 코스로 돌리면 곰팡이 냄새가 사라진다.
처음에는 “이게 상업용 세제만큼 깨끗이 닦일까?”라는 의심이 있었지만, 직접 써본 결과 오히려 잔향이 깔끔했다. 무엇보다 세제를 다 쓰고 버릴 플라스틱 용기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큰 만족감을 줬다.
2. 고체샴푸 만들기
1) 고체샴푸를 선택한 이유
플라스틱 샴푸통은 재활용이 어렵다. 액체 제품에 남은 잔류 성분 때문에 세척 과정에서 많은 물이 낭비된다. 반면 고체샴푸는 용기가 필요 없다. 종이 포장 한 장이면 충분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부패하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 ‘비누로 머리를 감는 느낌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고체샴푸는 완전히 다르다. 보습력 있는 오일과 식물성 버터를 사용하면 머릿결이 뻣뻣하지 않고, 거품도 풍부하다.
2) 기본 레시피
- 코코넛 오일 100g
- 올리브 오일 100g
- 시어버터 50g
- 가성소다 25g
- 정제수 60ml
- 라벤더 오일 10방울
- 건조 허브(카모마일, 로즈마리 등) 약간
- 안전장비 착용: 가성소다는 강알칼리성이라 반드시 장갑과 보호안경을 착용한다.
- 가성소다 용액 만들기: 정제수에 가성소다를 천천히 넣으며 녹인다. (역순으로 넣으면 폭발 위험이 있다.)
- 오일 가열: 코코넛 오일, 올리브 오일, 시어버터를 중탕으로 녹인다.
- 혼합: 온도가 약 40도 정도로 맞춰지면 오일과 가성소다 용액을 섞고 스틱블렌더로 5분간 섞는다.
- 몰드에 붓기: 점도가 생기면 허브와 오일을 넣고 틀에 붓는다.
- 숙성: 하루 굳힌 뒤 3~4주간 서늘한 곳에서 건조 숙성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고체샴푸는 일반 샴푸보다 오래 쓰고, 향이 훨씬 자연스럽다. 머리를 감은 후 인위적인 향 대신 식물 본연의 향이 남는다.
3) 응용 레시피
- 건성 두피용: 시어버터 대신 아보카도 오일 추가, 꿀 한 스푼 넣기.
- 지성 두피용: 티트리 오일과 숯가루 약간 첨가.
- 손상모용: 아르간 오일과 꿀을 섞어 보습력 강화.
내가 가장 만족한 조합은 라벤더 + 시어버터 + 올리브 오일 조합이다. 두피가 편안하고, 린스를 따로 쓰지 않아도 부드럽다. 무엇보다 욕실 선반이 한결 단정해졌다.
3. 직접 만들어보며 느낀 변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놀라운 점은 ‘불편함’보다 ‘여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고르고, 시간을 들여 완성하는 과정은 느림의 미학에 가깝다.
천연세제를 쓰기 전에는 향이 강한 세제만이 깨끗함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은은한 티트리 향만으로도 충분히 상쾌하다고 느낀다. 손이 건조해지지 않고, 피부 트러블도 줄었다.
고체샴푸를 사용하면서 욕실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버리던 플라스틱 병이 이제는 한 달이 지나도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만든 제품을 쓴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마치 오래된 공방의 장인이 된 기분이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도 있었지만, 그 실수마저 나만의 경험이 되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스스로의 생활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과정이며, 그 안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4. 제로웨이스트를 지속하기 위한 팁
- 기록하기: 어떤 재료를 썼고 어떤 조합이 좋았는지 기록하면 다음에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 공유하기: 주변 사람과 함께 만들면 재료를 나눌 수 있어 낭비가 없다.
- 업사이클링 활용: 다 쓴 병, 유리컵, 소스통을 세제 용기로 활용해보자.
- 작게 시작하기: 처음부터 모든 제품을 대체하려 하지 말고, 한 가지씩 바꾸는 게 좋다.
이런 작은 습관이 모이면 생활 속 쓰레기가 줄어들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만든다면 ‘환경 교육’의 효과도 크다.
결론: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 하는 실천이 아름답다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한 사람이 되자는 운동이 아니다. 오늘 만든 세제 한 병, 고체샴푸 한 개가 내일의 환경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든다.
직접 만들어 쓰는 과정은 손이 많이 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 플라스틱이 사라진 욕실, 향긋한 허브 향이 나는 부엌, 그리고 나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소비 대신 창조의 기쁨을 선물해준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의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보다, 백만 명의 불완전한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그 말처럼 오늘 당신의 손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천연세제 한 병과 고체샴푸 한 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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