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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만든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포장 없는 급식, 고쳐 쓰는 필기구, 음식물 쓰레기 제로까지. 학교에서 시작된 친환경 혁신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학교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왜 중요할까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매일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 공부하고, 급식을 먹고, 물건을 사용하며 생활한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생긴다.
일회용 도시락, 플라스틱 컵, 포장 비닐, 교재 포장지, 그리고 행사 때마다 사용되는 현수막까지, 학교는 의외로 생활 폐기물의 주요 배출지다.
하지만 동시에 학교는 새로운 문화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학생은 배움의 주체이자 변화를 만들어내는 세대다.
그들이 일상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경 감수성과 지속 가능한 사고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요즘 여러 학교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만들기’ 운동이 퍼지고 있다.
나는 최근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진행된 ‘학생 주도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를 직접 취재했다.
이 글은 그 현장을 함께 경험하며 느낀 학생이 만들어낸 친환경 변화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작은 작은 불편함에서 – “이 쓰레기, 다 어디로 갈까?”
이 운동의 시작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식판과 컵은 다 어디로 갈까?”
환경 동아리에 속한 몇 명의 학생이 급식실 뒤편 쓰레기통을 직접 살펴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하루 동안 쌓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300개가 넘었고, 우유팩과 비닐봉지는 거의 재활용되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섞여 있었다.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결심했다.
“이건 누군가가 바꿔야 한다. 우리가 한번 해보자.”
그들은 교장선생님께 프로젝트 제안을 올렸고, 학교는 환경교육 주간을 맞아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실험을 허락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단계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이었다.
학생들은 급식실 입구에 포스터를 붙이고, 재사용 가능한 컵과 식판을 직접 세척해 사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조금씩 참여율이 올라갔다.
“우리 학교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두 번째 변화 – 쓰레기 분리의 새로운 기준 만들기
제로웨이스트 캠퍼스의 두 번째 도전은 분리배출 시스템 개선이었다.
학교의 분리수거함은 오랫동안 형식적으로만 운영되어 왔다.
학생이 아무 생각 없이 버리다 보니 종이컵에 음식물이 묻어 있고, 비닐과 종이가 뒤섞인 채 수거되는 일이 많았다.
환경 동아리 학생들은 직접 청소용 장갑을 끼고 쓰레기통을 분리하며 문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분리 기준을 몰라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대충 버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들은 ‘눈에 보이는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직접 만든 색상 구분형 분리배출함을 학교 곳곳에 설치하고, 각 통 위에는 “이건 어디로 가야 할까요?”라는 퀴즈형 문구를 붙였다.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환경 동아리 학생이 돌아다니며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친구에게 ‘그린 스티커’를 나눠주었다.
스티커를 모으면 친환경 굿즈나 교내 카페 무료 음료 쿠폰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작은 인센티브 제도는 큰 변화를 만들었다.
한 달 후, 일반 쓰레기양은 30% 줄었고, 재활용품 회수율은 2배 이상 높아졌다.
학생들은 “분리배출이 이렇게 재밌는 일인 줄 몰랐다”며 뿌듯함을 표현했다.
교실 속 제로웨이스트 – 종이 한 장, 펜 하나의 의미
학교에서 가장 많은 낭비가 일어나는 공간은 바로 교실이다.
시험지, 공책, 유인물, 필기구까지 모두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 동아리 학생들은 ‘교실 제로웨이스트’라는 세 번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먼저 전자 유인물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사가 학생에게 나눠주는 공지문, 과제 안내문 등을 전자 파일로 전환해, 구글 클래스룸이나 학교 앱을 통해 공유했다.
그 결과, 한 학기 동안 절약된 종이만 8,000장이 넘었다.
두 번째는 고쳐 쓰는 필기구 캠페인이었다.
버려지는 볼펜의 절반 이상이 잉크가 남아 있음에도 ‘새 것’을 선호하는 습관 때문에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리필 스테이션’을 직접 만들었다.
빈 볼펜을 가져오면 잉크를 무료로 채워주는 부스를 설치했고, 학생들은 ‘고쳐 쓰는 재미’에 빠졌다.
이 활동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 물건의 수명과 자원의 가치를 직접 느끼게 했다.
학생 한 명이 말했다.
“볼펜 하나를 끝까지 쓰는 게 이렇게 뿌듯할 줄 몰랐어요.”
이 작은 변화가 교실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었다.
제로웨이스트 급식실 –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과학
학교의 또 다른 도전은 급식실의 음식물 쓰레기 감축 프로젝트였다.
학생들이 직접 통계를 내본 결과, 하루 평균 음식물 쓰레기양이 45kg에 달했다.
급식실 한 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명당 약 120g의 음식을 남기는 셈이다.
이에 학생들은 ‘잔반 줄이기 챌린지’를 기획했다.
일주일 동안 밥이나 반찬을 남기지 않은 학생에게 ‘그린 패스’를 지급했고, 점심시간 우선 입장권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환경 동아리는 ‘음식물 쓰레기 0의 날’을 지정해, 급식실 전체를 관찰하고 남은 음식을 직접 계량했다.
이런 참여형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효과가 컸다.
단 2주 만에 음식물 쓰레기량이 20% 감소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학생들은 남기는 양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음식도 자원’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다.
학교는 이후 남은 음식을 퇴비로 만들어 교내 화단에 사용하는 프로그램까지 확장했다.
이제 학생들은 식사 후 버려지는 음식이 꽃과 나무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순환의 의미를 몸소 배우고 있다.
함께 만든 변화 – 학생이 이끈 진짜 캠퍼스 혁신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프로젝트가 1년째 이어지자, 학교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엔 일부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문화가 되었다.
교사들도 수업 자료를 최소화하고, 학급 행사 때는 일회용품 대신 천 현수막과 재사용 컵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이전에는 “환경 보호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환경 동아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쓰레기를 줄이면서 학교를 더 깨끗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스스로를 더 자랑스럽게 느꼈어요.”
이 경험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시민의식의 성장 과정이었다.
작은 행동 하나가 학교를 바꾸고, 학교의 변화가 지역 사회로 확산될 수 있음을 몸소 느낀 것이다.
결론 – 학교에서 시작된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학교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참여율이 떨어지는 시기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을 배웠다.
볼펜 하나, 컵 하나, 식판 하나를 바꾸는 일이 지구를 구하는 거대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시작된 변화는 결국 가정과 사회로 퍼진다.
오늘 쓰레기를 줄이는 학생이 내일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바꾸는 어른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가 가지는 진짜 의미다.
작은 캠퍼스의 변화가 언젠가 도시 전체, 나아가 세상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바로, 학생이 만들어낸 가장 큰 친환경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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